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큰집에서 키우던 개 '다롬이'가 새끼 두마리를 낳았네.
지 어미를 닮아서 얼룩얼룩 바둑이라네.
이름이 '별이', '달이'라네.
별이를 데려왔네.
나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처음 키워보는 개였네.
그 때 우리 가족은 애완동물 키우는데 잼병이었네.
변을 못 가렸네.
천덕꾸러기가 되버렸네.
그 땐 모두들 왜그리 책임감이 없었는지,
실내에서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해서 베란다에서 키웠네.
베란다 창문을 통해 방안에 우리를 보고 별이는,
자기도 껴달라고 깽깽 거리면서 펄쩍 펄쩍 뛰었네.
바보같은 나는 그걸 '별이 인형극'이라고 부르며 깔깔 웃었네.
별이는 외로웠는지, 괴로웠는지 매일 짖었네
옆집에서 시끄럽다고 항의가 들어왔네.
때마침 아파트에서 개 키우는걸 배척하는 분위기였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왜그리 무책임 했는지,
바로 키우는걸 포기했네.
경비 아저씨가 자기가 데려가 키우겠다네.
미련없이 승낙했네.
그렇게 별이는,
경비 아저씨 오토바이 뒤에 묶어놓은, 숨구멍만 손가락
만하게 뚫어놓은 상자에 담겨 우리를 떠났네.
그리고 얼마 후.
경비 아저씨가 말했네.
처음 몇일간 잘먹고 잘놀던 별이가,
목줄을 풀어 주자마자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네.
배고팠는지, 심심했는지, 아니면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
옛주인이 그리워서인지, 별이는 그렇게 홀로 길을 떠났네.
그리고 그 후로 아무도 별이를 보지 못했네.
별이 일만 가지고 당장 지옥에 떨어진다 해도,
난 할말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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