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날.

키큐 2010. 8. 20. 21:28

  아아아아...... 화목한 우리집. 어제에 이어 또 싸우신다. 똑같은 이유로 싸우신다. 화목한 우리집.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 굉장히 낙천적인 내가 우리의 앞날에 파멸만이 가득하다고 확신하게 되는 이 순간. 끝장이야 우리는. 그분들은 아직도 HR이 틀어진 것이 GF 탓인것 만으로 알고 있다네. 하긴 GF가 어디 안 좋은 곳에 갖다 붙이기 좋기는 하지. 아마 남북통일 안 되는 것도 GF 덕분일거야. 저래놓고서 누가 누구를 치료하고 누가 호전된다는 걸까. 원래 멀쩡하던 나까지도 이상해 지려고 하는데 호전되긴 개뿔이. 사실 HR을 틀어놓은 것은 다 그들 책임이라고. 이런 절망적 순간을 일주일에 한번은 꼭 보여주는데 비정상적 완변주의자인 HR이 오죽 속에서 화가 들끓었겠어? 난 자고 일어나면 다 잊지만 HR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여튼 옛날엔 그들이 싸우는 이유가 오로지 GF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네. 그런데 지금은 GF가 없잖아? 아니 없는건 아니고 적어도 근처엔 없잖아? 그런데도 달라지는 건 없어. 욕하면서 닮는다고 결국 머리끝까지 화가 난 그의 모습에서 GF가 보인다고. GF의 모습이 그에게도 보이고 HR에게도 보여. 인정하긴 싫지만 이쯤되면 저주받은 핏줄 맞아.


  그래도 간혹 불행하고 항상 행복해서 다행이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