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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작가 이영도와의 인터뷰 글과 글쟁이의 구분에 대해 연재하실 때 ‘필자(筆者)’ 대신 ‘타자(打者)’라는 말로 스스로를 칭하셨는데요. 왜 그런 선택을 하셨으며, 작가들의 PC사용이 보편화한 지금도 유효한 명명이라고 보시는지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붓이 아니라 키보드라서 타자라고 한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사용하는 도구가 바뀌지 않는다면 여전히 유효하겠지요. 글과 독자, 작가와 독자, 독자와 독자간 소통이 이뤄지는 창구가 있다는 게 웹2.0 시대 창작활동의 특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영도님 표현을 빌리자면 ‘글과 글쟁이를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일 텐데요. 그런 상황에서 어떤 것이 글과 작가의, 그리고 독자와 작가의 좋은 관계맺음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관계맺음의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테고 그것 중 어떤 것이 좋거나 어떤 것이.. 더보기
인상깊은 시, '부르는 소리' 이 시의 정확한 저자는 모르고, 내가 군생활 할 때 우리 내무실 '가림판', 그러니까 개인 관물..아니 사물함 앞에 붙어있는 간판(?)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시였다. 정확히 어디에 써 있는 거냐하면.. 별로 슬픈 내용은 아닌데, 이등병 때 이 시를 보면 기분이 한껏 우울해지곤 했다. [부르는 소리] -저자 불명-(아는 사람 있으면 좀 알려줘.) 해가지면 성둑에 부르는 소리 놀러나간 아이들 부르는 소리 해가지면 들판에 부르는 소리 들어나간 송아지 부르는 소리 박꽃핀 돌담길에 아기를 업고 고향 생각, 집 생각 어머니 생각 부르는 소리마다 그립습니다. 귀에 재앵 울리는 어머니 소리 --------- 다시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군대에서 '고향 생각', '집 생각', '어머니 생각' 3단 콤보 크리티컬 터지면 우울.. 더보기
문장연습, 2003년 4월 중순 어느날 꿨던 무서운 꿈. 푸미 나는 그날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잔뜩 들이켜고 몽롱한 정신으로 자정이 넘어서 집에 들어갔다. 그날(자정이 넘었으니)까지 제출해야 하는 리포트를 한 글자로 안 쓴 채로 제대로 씻지도 않고 자리에 누운 나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초토화 되어있었다. 나는 내가 졸업한 초등학교의 운동장 한 가운데에 서있다. 동이 터 오는 가운데 주위에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고 운동장은 고요하다. 원래 세상에 소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막만이 흐른다. 내 옆에선 젖먹이 때부터 키운 애완견 푸미가 내 주위를 뱅글뱅글 돌고 있다. 푸미는 신이 나는지 폴짝폴짝 뛰며 이따금 앞발로 내 다리를 건드리곤 한다. 그러나 푸미가 짖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열 살-인간 나이로 치면 쉰-이.. 더보기